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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고등학교 서열. 누구에게는 서연고서성한..땡떙 만큼 중요한 서열이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그저 ...서울에 8학군이 유명하다더라. 정도로 인식되는 서열. 물론 대학 서열도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나 영향력을 가지지 않을 지 모르나, 우리 사회에 만연한 대학 서열/학벌에 대한 어떤 이야기들에 비해 훨씬 조명되지 않지만 무서운 것이 (내가 생각하기에) 고등학교 서열화이다.
대학교 입시는 가장 공정하여야 한다고 국민은 입모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적 변화를 겪고, 그 결과 많은 신화들이 그 공정함을 뒷받침하는 듯 보인다. 명절마다 찾아가는 안동시 XX리에 걸린 "XX씨 X째 아들 서울대학교 XX학부, 경찰대 동시합격"따위의 신화가. 당장 우리의 기성세대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출신에 가리지 않고 명문대를 나와 인생을 폈는가. 나는 수능을 두 번 봤다. 한번은 지방 일반고에서, 한번은 강남대성학원 본관에서. 그리고 느꼈다. 대학 교육의 신화는 고교에서 시작되었어야 한다는 것을...   이 '고등학교 서열'에 이름을 알린, 의치한 서고연의 진학률이 높은 학교들 또한 대부분 징글맞게 비싸다. 일반고는 평균적으로 연 181만원 정도인데, 이 서열표의 상위 9개교 평균은 563만원, 가장 극단적인 수치인 민사고(1747만원)과 한일고(168만원)을 제외하면 약 450만원이다.(자체 조사결과) 이는 각종 비용을 모두 제외한 순수 등록금으로, 급식, 기숙사등 각종 '학생들 나 내는' 잡비를 포함하면 민사고는 2천5백만, 하나고의 경우 1천4백만으로 뛰는 것을 감안하면 일반고에 비해 초월적인 금액임은 자명하다. 또 이런 학교들은 초인적인 중학교 내신과 면접 등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 또한 비용 없이 쟁취하기 쉬운 것들은 결코 아니다. 결국 돈이 없는 학생 대부분은 나같이 일반고로, 돈이 있는 학생들중 일부는 이런 명문고로 진학한다. 모든 빈자, 모든 부자가 이렇게 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경제적 문턱이 높은 것은 확실하다. 그렇게 갈라진 계급은 재생산된다. 이런 비싼 학교 학생 대부분은 이른바 명문대로, 가난한 학교의 학생 대부분은 이른바 지잡대로. 명문고 그들의 홈페이지에는 자랑스럽게 '대학입시 실적'항목이 빛난다. 계급 사회에서 계급재생산은 필연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필연이기 때문에 부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 사회에서, 중등교육의 압제에서 해방된 이들이 내는 목소리에 비해 이 가엾은 이른바 급식들이 내는 목소리는 얼마나 작은가. 얼마나 무력한가. 그들을 밟는 요소는 얼마나 많은가. 누군가에게는 비싼 교육, 좋은 분위기, 자유분방한 공부, '진짜로 다양한'경험의 3년이, 누군가에게는 거지같은 생활공간에서의 3년이. 일반고에 진학한 아이들아,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나? 무엇이 너희의 가장 공평한 출발을 방해하나?



글의 마무리가 굉장히 거지같다. 이 글을 Jerry W. Tumlinson M.F.A.에게 바친다. 나는 당신이 낸 과제가 너무 하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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