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생각해보자. 밀덕이라면 다양한 게 떠오르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아무래도 유대인 학살이 가장 대중적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한다. 사실 유대인 말고도 동유럽의 많은 양민들을 학살했고, 그만큼 그들은 그 대가를 치루게 되었다. 

그럼 그 학살하면 또 떠오르는 건 아무래도 유명한 영화나 '안네의 일기'등으로 널리 알려진 독가스 샤워다. 오늘은 그 독가스의 주요 생산업체였던 Degussa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Degussa의 로고.)

Degussa는 DEutsche Gold Und Silver Scheide Anstalt의 약자로, 우리말로 하자면 도이치 금은 추출공장.. 추출이 아니라 가공?(separating) 뭐 그런 뜻이다. 어쨌든 화학과 금속을 다루는 기업이라는 것. 뭐 금을 제조하는 것에는 유명한 지 이 회사에서 만든 금괴도 유통되고 있다는 모양이다.

2차 대전때 이 Degussa는 지금도 멀쩡히 살아있는 Bayer AG등이 구성한 I.G. Farben과 함께 거대 화학기업으로써 독일의 화학무기 제조를 담당했다. 사실 나치의 처음, 1920년대나 30년대 초까지는 나치에 크게 관여된 기업은 아니였는데, 아시다시피 나라가 그렇게 된 관계로 여기도 그렇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홀로코스트에 들어가는 독가스를 신나게 팔아서 엄청나게 성장하게 된다. 또 기업 이름에 금은이 들어가는 데 걸맞게 수용소에서 약탈한 금을 용해하여 군용으로 사용하는 것도 이 회사가 도맡았다고 한다. 유대인들 금니까지 뽑아갔다는 이야기의 범인인 셈. 

 나치 기업이 된 이후 유대인 자산 흡수에도 매우 적극적이여서 1945년까지 안그래도 컸던 기업이 기업이 거의 몇 배로 성장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는 유대인에 의해 운영되는 다른 화학 기업을 게슈타포에 고발해 박살내고 흡수하기도 하는 등 악질적인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 이 회사의 이사진 중 한 명인 Carl Wurster가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기소되었다나 뭐라나.. 그러나 I.G. Farben, Krupp 등에 비해 전선에서 잘 보이지 않았던 이 회사는 뭐 전후에도 멀쩡히 살아남게 된다. 그리고 그 기술과 노하우를 살려 멀쩡하게 다시 3만 4천 명의 사원을 거느린 세계 최고의 화학제품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훨씬 와닿는 설명을 해보자면, 2013년 챔스 결승전에 오른 도르트문트의 유니폼 스폰서인 EVONIK이 사실 Evonik-Degussa다.

 그들의 제품은 너무나도 잘 팔린 나머지 독일 베를린에 있는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에 그들의 제품이 사용되었다가 뒤늦게 그 사실이 알려져 공사가 중단되기도 하였다. 역사의 아이러니인지. 다른 기업도 아니고 그 유대인들을 죽이는 데 가장 큰 힘을 기울였던 그 기업이 이제는 유대인들을 위한 사업에 제품을 납품했다니..

 그래도 봐줄만한 것은 Degussa는 1997년 미국의 사학자 Hayes를 초청하여 나치 시절 사료를 모아 자신들의 잘못을 전부 회사의 역사에 포함시키는 등 잘못을 모두 시인하고 배상 사업도 시행했다는 것이다. Hayes의 연구 자료는 책으로도 나와 있다.(제목은 From Cooperation to Complicity: Degussa in the Third Reich) 물론 당사자들이 이걸로 모든 잘못을 용서했다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전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육탄십용사와 육탄삼용사, 마쓰오 오장  (0) 2014.02.12
Blohm & Voss  (0) 2014.02.11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